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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반려묘를 입양하다!

by Joielynn 2020. 9. 5.



나의 반려묘, 레이 @grayorgrey___





서울에서의 별다르지 않은 나날들을 보내었다. 친구들을 만났고 신혼집 집들이도 다녀왔으며 아! 뮤지컬도 보았다. 종종 피아노도 치고 온라인으로 레슨도 받았다. 흐음 별다르지않다고 말한 건 취소해야될 것 같다.

가장 달라진 일상이 하나 있다면, 고양이를 입양하였다. 털이 회색빛이 도는 고양이라서 gray(grey)에서 g를 빼고 레이라고 부르기로 했는데, 신기한건 원래 전에 키우던 가족들도 고양이 이름을 레이로 불렀었다고한다. 처음 우리집에 온 날 레이는 나에겐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나는 고양이나 강아지를 키운 경험도 한번도 없을 뿐더러, 손에 민감해서 동물들이 나에게 가까이 오는걸 오히려 두려워했어서 레이한테 다가가고 싶어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심지어 첫날에 동생의 손은 냄새를 맡기도 하고 핥기도 하는데, 레이도 내 맘을 느꼈는지 내가 손을 내밀 때면 계속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어 시선을 피하였다. 나는 나름 용기를 내서 내민 손이었는데...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내가 이 정도로 레이를 좋아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서 동생에게 레이가 너만 좋아하니 네가 다 책임져라하며 퉁명스럽게 내뱉었었다. 다음날 레이는 아마 배가 고팠던 것 같다. 동생은 원래 워낙 늦게 일어나기에 그날도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숙면을 취하는 중이었다. 전날 밤 문을 닫고 잔 내가 방에서 나오저 레이는 내 다리에 자기 꼬리와 얼굴을 계속 부비대며 애교를 부렸다. 전날 밤의 퉁명스러웠던 마음은 그냥 눈 녹듯이 녹아버렸다. 한달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나는 불평한다. 레이에 관련된 일 열개 중 아홉개는 다 내가 함에도 불구하고 레이는 나를 제외한 다른 가족들이 집을 떠날 땐 현관 앞까지 나와 계속 쳐다보면서 기다림에도 불구하고 내가 떠날 땐 쳐다보지도 않는다구... 아무리 불러도 오질 않는다. 그럴 때면 서운함이 아주 가득 차오르지만, 사실 그건 레이를 향한 서운함보단 다른 가족들을 향한 질투가 더 많은 마음인 것 같다. 레이에겐 부정적인 감정이 절대 들지 않는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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