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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4월부터의 근황

by Joielynn 2020. 9. 3.

 


4월 초에 (가족들의 성화에 못 이겨) 잠시 코로나를 피해 한국에 들어왔던 나는 짐을 정리하러 6월에 다시 미국에 잠시 다녀왔다. 2주도 채 안 되는 시간동안 5년간의 생활을 정리하려니 맘이 굉장히 무기력해졌었다. 나와 함께 샌프란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던 친구들이 나보다 먼저 떠나게 되었을 때, 그들은 항상 넉넉하게 시간을 잡아 도시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도시의 정취를 눈과 맘에 담곤 했었다. 친구들은 나중에 그리울 것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기도 하며, 도시와 이별하는 시간을 여유롭게 가졌기에, 나도 떠날 날이 다가오게 된다면, 그 모든 것들을 꼭 하고 떠나리라 다짐하곤했다. (사실, 나는 샌프란 씨티안에서만 5년을 살았지만, 근교의 나파밸리나, 레이크타호 심지어 요세미티도 가보지 못 했다.)

샌프란에서의 13일 중 일주일은 미국에선 의무가 아닌 자가격리를 만일을 대비하여 하였고, 나머지 날들은 짐을 정리하고 가구를 팔고 주변 공원만 배회하다 끝나버렸다. 몇몇 친구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이전과는 다르게 모든 것이 너무 제한적인 상태였기에,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심지어 포옹도 못 하니깐) 하나같이 다 아쉬움만 가득남는 만남들이었다. 그래도 지내다보면서 느끼게 된 건 마음이 너무 무겁고 슬플 것 같기만 하던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어디서든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다른 곳, 어디를 가더라도 잘 살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샌프란을 떠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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